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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투병기 - 1. 건강검진부터 암진단까지

투병기

by sorryMan 2021. 6. 3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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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수술을 받기 위해 회사에 휴가를 쓰고, 수술을 저번주 목요일에 받고 일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시점, 내가 느꼈던것 들을 기록도하고, 주변에 다른 환우가 있다면 정보도 주기위해 글을 써본다.
글쓴이는 일단 27살의 남성이며, 집안에 암걸린 사람은 친척 포함해서도 최초다 ㅎㅎ;

1. 건강검진

회사에서 매년 건강검진을 지원해준다.
그렇게 27살인생 처음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받게된 나는, 평소에 장이 안좋아서 대장내시경을 꼭 해보자라는 목적을 갖고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병원을 둘러봤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병원중 강남 인터케어라는 병원이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이 수면으로 가능했고, 위치도 집에서 환승없이 갈수있는곳이라 바로 예약을했다.

4월 말, 기다리던 건강검진 날이 다가왔고, 다양한 기본 건강검진을 하고 초음파가 검사항목에 있는지도 몰랐는데 초음파를 받게되었다.
초음파를 하면서 내장, 전립선 부분은 스윽 하고 넘어갔는데 목부분에서 다른부분보다 오래 조작하는게 느껴졌다.
이때까지만해도 사실 뭐 크게 신경안쓰고 '신기하다~' 생각만 하고 넘어갔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내시경 차례가 남았는데, 수술대?에 눕고 주사를 한번 맞고 눈감았다 뜨니깐 내시경이 끝나있었다.
끝나고 굉장히 배가 아팠는데, 설명을 들으니 용종이 2개가 있는데 사이즈가 커서 여기서는 못떼고 좀더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아픈배를 감싸며 다른병원에 가서 수면내시경으로 용종을 제거했다.
하루에 두번 수면마취를 하는 진귀한 경험을 하였고, 이 날 이후로는 크게 걱정없이 살았던것 같다.

2. 건강검진 결과

건강검진을 받고 약 2주가 지나기 전, 건강검진 결과를 받게 되었다.
다행히 설명이 많지 않았고, 차근차근 하나씩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B형 간염에 면역이 없습니다. B형간염 예방접종을 받으십시오."
"위 내시경 결과, 경도의 염증이 관찰되나, 통증, 소화부량이 없으면 치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장 내시경 결과, 1.8cm, 1.0cm의 무경성용종이 관찰되어 용종제거술이필요합니다."
그리고

"갑상선 초음파 검사상 우엽에 결절(0.8cm), 결절내 석회화가 보입니다. 내분비내과 또는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으십시오."

이 결과를 보고서는 사실 딱히 아무런 생각이 들진 않았다.
'뭐 그냥 그런가보다~ 갑상선은 뭐지?'
딱 요정도 수준의 고민? 을 가졌고, 이런일은 빠르게 해치우는 편이 마음이 편해서 일단 집근처 갑상선 전문병원에 전화를 해서 예약을 했다.
예약 후 갑상선 결절에 대한 검색을 해보는데, 결절내 석회화가 보이면 암일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보고 이 순간부터는 살짝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기사나 글만 보고 믿진 않기 때문에 논문을 찾아보았다.
그렇게 갑상선 결절에 동반된 거대석회화에 대한 임상적인 고찰: 미세석회화와 비교분석 을 보게 되었고, 이 논문에서 우리가 관심있는 부분을 발췌하자면 아래와 같다.
"본 연구에서도 갑상선 유두암에서 석회화가 동반된 비율 이 65.7%로서 양성 결절에서 석회화가 동반되는 경우 42.7%에 비해 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른 의사들의 말을 보면 양성결절은 암으로 변하지 않아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라는 문단을 보았고, 이때부터는 아직 2차 병원에 검진을 받기도 전임에도, 마음을 살짝 먹었던것 같다.

3. 갑상선 전문 병원 방문

그렇게 예약한 병원을 그날 바로 가게 되었다.
병원에 기존에 받았던 초음파 자료를 제출했고 대기를 했다.
대기를 하면서 둘러보니 아무래도 갑상선 질환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자주 걸리다 보니, 병원에 20대 남자는 나혼자 뿐이었다.
기다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를 보게 되었고, 조금 형태가 심상치 않으니 여기서 한번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고 했고, 초음파 검사 결과 좋지 않으면 세침검사를 받아보자고 했다.
그렇게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었는데, 초음파 검사를 할때 잘보이기 위해 누워서 목을 위로 끝까지 든 상태로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그 자세로 있으면 초음파 검사 모니터를 볼수가 있는데, 이미 검사결과를 보고 다양한 사례들을 찾아본 나는 내가 보면서도 심상치 않은 모양의 어떤것이 보였고, 의사도 그부분에서 멈춰서 얘기를 해주었다.
"상태가 좋지 않아서, 세침검사를 해야할것 같습니다. 지금 바로 하시죠"
이후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세침검사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고, 세침검사 하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꽤 넓은데에 비해 허전하게 느껴질 정도로 장비가 없었고, 가운대에는 수술대 처럼 보이는 침대가 있었다.
나는 수술대 침대에 누웠고, 간호사가 가슴 맞은편 등에 배게를 넣어주었다. 그렇게 하니 자세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위로 쳐들고있는 상태가 되었고 의사가 올때까지 기다렸다.
그렇게 의사분이 오시고, 따끔합니다 따끔~ 이라는 얘기와 함께 목이 따끔했다.
어렸을때부터 주사를 무서워 하던 나는 아플까봐 무서웠는데, 사실 그렇게 따끔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목을 주사로 꾹꾹 여러번 누르는 느낌을 받고 세침검사가 끝이 났다.
"검사 결과는 일주일 내로 문자로 알려드립니다."
나는 따끔했던 목을 살짝 부여잡으며, 세침검사비를 결제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4. 세침검사 결과

"OOO님 안녕하세요? 검사 결과 갑상선암으로 진단됐습니다. 많이 놀라셨겠지만, 갑상선암은 예후가 매우 좋다고 알려져있으니 좋은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으시면 완치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너무 염려하지마시고 ~~"

월요일에 검사를 하고 금요일에 검사결과 문자가 왔다.
사실 굉장히 좋아진 IT기술에 문자의 미리보기로 암이라는걸 보게 되었고, 살짝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일단 일단 회사 셀장님에게 바로 이 사실을 알렸고, 그날 바로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 예약을 잡았다.
하지만 평소에도 멘탈이 매우 좋은 편이기도 하고, 이미 진작 찾아본 결과 암일 확률이 높다라는걸 알아서, 충격은 그리 오래 가지않았다.
그냥 지루해진 일상에 이벤트가 생긴 느낌이었다.

그래서 바로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엄마가 바로 자취하는곳 까지 와서 같이 설명을 들으러 병원에 갔다.
병원에 가서 얘기를 들어보려고 갔지만 사실 자세한 얘기는 안하시고, 암이다~ 어느병원으로 갈지 생각해보셨냐~ 라고 해서 이미 정해둔 병원인 분당서울대병원을 얘기했고, 병원에서 가장빠른 날짜로 바로 예약을 잡아줬다.

그렇게 나의 갑상선암 투병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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